빨간나라를 보았니
텀블벅 후원자 특별 디지털 아카이브 · 202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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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1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어
02노무현과 나, 그리고 센 언니
03반성하고 계세요?
04초능력
05출세에 대한 생각
06패배의 페스츄리
07김현권
김현권 연대기
08임미애
임미애 연대기
09숫자 천재의 질문 금지령
10제가 잘하는 건 맞아요?박규환
11까딱하면 될 것 같아요이영수
12나는 꽃이 되지 못하겠지만정석원
13박힌돌 빼내는게 제 특깁니다황태성
14아이 못하겠다김철호
15이런 것 때문에 결혼도 늦어지고김상헌
16정말 이분들에게 잘해야겠다김상우
175%에서 시작했어요오중기
18이재명 대통령 사과해야해
19훌륭한 인격체
20오늘 부로 질문 금지령을 풀게요
21낙선인사
22진짜 주인공은 '그밖에' 있다
23이 영화 어디서 볼 수 있어요?
24에필로그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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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 크레딧
출연
클로징
사려니픽쳐스홈페이지 방문
TUMBLBUG후원SPECIAL
Digital Archive · 2022–2026
빨간나라를
보았니
홍주현 감독 · 사려니픽쳐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 와이드앵글 부문 초청
2026.04.15 개봉
Contents
목 차
01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어
02노무현과 나, 그리고 센 언니
03반성하고 계세요?
04초능력
05출세에 대한 생각
06패배의 페스츄리
07김현권
08임미애
09숫자 천재의 질문 금지령
10'제가 잘하는 건 맞아요?' — 박규환
11'까딱하면 될 것 같아요' — 이영수
12'나는 꽃이 되지 못하겠지만' — 정석원
13'박힌돌 빼내는게 제 특깁니다' — 황태성
14'아이 못하겠다' — 김철호
15'이런 것 때문에 결혼도 늦어지고' — 김상헌
16'정말 이분들에게 잘해야겠다' — 김상우
17'5%에서 시작했어요' — 오중기
18이재명 대통령 사과해야해
19훌륭한 인격체
20오늘 부로 질문 금지령을 풀게요
21낙선인사
22진짜 주인공은 '그밖에' 있다
23이 영화 어디서 볼 수 있어요?
24에필로그
Chapter 01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어
2022년 3월 24일 저녁 7시. 경북도지사 선거사무소에 도착해 인사를 하고 임미애 후보가 가있다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아무도 오지 않은 빈 식당. 그 끝에 혼자 앉아있던 모습을 기억한다. 턱을 괴고 앉은 임미애는 이런 말을 하는 거 같았다.
'나는 여길 떠나지 않을 거야'
나는 곧바로 카메라 감독에게 말했다. 저 모습 좀 찍어줘!
'방금 한겨레 기사를 봤어요. 나를 너무 불쌍한 투사로 그린거야. 저 그렇게 불쌍하지 않거든요!'
어쩌다 찔끔 관심을 보이는 언론. 질 게 뻔한 선거에 나오는 자신들을 세상이 어떻게 보는지 안다.
대단하다 치켜세우지만 대단하게 보지 않는다는 걸 안다. 의미있다 해석하지만 의미있게 보지 않는다는 걸 안다. 없으면 안되는 도전이라도 말하지만 없으면 안되는 도전인지 사실 잘 모르고 있다는 걸 안다.
서울에서 다큐를 만든다고 찾아온 나에게 던져진 질문.
'뭐가 궁금해서 오셨어요?'
나는 뭐가 궁금해서 달려간걸까. 윤석렬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역대급으로 힘든 지방선거판에서 최고로 불행한 누군가를 찾아 상대적 위로를 받고 싶었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기획안도 없이, 무대뽀로 와서, 뭘 하려는 거지?
내가 모르고 있는 걸 그가 말해준다. 비로소 이 촬영을 시작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됐다.
'사람들은 다 이기는 선거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나봐요. 때로는 이기지 못하는 선거도 반장 될사람만 반장 후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안그런가요'
Chapter 02
노무현과 나, 그리고 센 언니
민주적 선거로 윤석렬 검찰총장 대통령 시대가 열린 그때 나는 노무현이 그리웠는지 모른다.
내 친구가 임미애를 '여자 노무현'이라고 말하면서 김어준의 방송을 소개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운전을 하다가 김어준의 그 방송을 듣고 횡성에 있는 카메라 감독을 섭외해 그길로 구미로 내려갔다.
나에게 임미애는 여자 노무현은 아니었다.
하지만 노무현처럼 일상의 언어를 쓰는 정치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임미애는 노무현 대통령이 만든 중대선거구제 덕분에 득표율 3위임에도 첫 선거에서 군의원이 될 수 있었다.
노무현이 없었으면 임미애가 없었고, 임미애가 없었다면 이 영화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노무현이 시작한 건가? 나를 그가 불렀나?
2003
노무현 중대선거구제
기초의회에 중대선거구제 도입.
한 선거구에서 2~4인을 선출해
소수정당 후보도 당선 가능해짐
2006
임미애 군의원 당선
득표율 3위에도 불구하고
중대선거구제 덕분에
첫 선거에서 당선
2022
영화 촬영 시작
노무현이 만든 제도가
임미애를 키웠고
이 영화를 불렀다
1987년 임미애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었다. 임종석, 우상호 등은 임미애와 함께 1987년 서울의 봄을 이끌었다. 모두가 재선 이상의 국회의원을 했다. 그들은 임미애를 잘 안다.
결정적인 순간에 세지는 언니
Chapter 03
반성하고 계세요?
윤석렬을 만든 건 누군가!
나다.
나는 그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고 하는 영상을 적어도 다섯 번은 봤다. 그 말이 속시원했다.
그가 검찰총장에 임명되었을 때 문재인 정부에서 한 여러 인사를 일관되게 지지했던 것처럼 그 일 또한 지지했다.
그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대통령이 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나는 반성한다.
Chapter 04
초능력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나에게 임미애 김현권 부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영상을 줄이면 런닝타임이 2시간으로 들어올 거라고 조언했다.
생각해보니 결국 나는 강소원 프로그래머의 이야기 대로 극장본을 만들었다. 부산 상영본 보다 더 많은 부부 인터뷰를 추가했고, 그들의 자식과 손자까지 넣었고 몇몇 후보들의 분량과 몇몇 에피소드를 줄였다.
25년 7월 2일 나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접수 마감 10분 전에 겁도 없이 3시간 48분 길이의 편집본을 냈다. 선정 심사 기준에 러프컷도 가능하다는 문구를 보았다. 난 심사기준에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그 문구가 사실은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미리 선점하기 위한 국제 영화제의 수사인 것을 알지 못했다.
심사 신청 기일까지 완성본을 만들지 못한 나는 이 문구에 기대어 그냥 3시간 48분짜리 영상을 낸 것이다. 자막이나 오디오 정리나 음악이나 색보정도 없이.
그리고 겁도 없이.
세상일이 겁도 없이 하는 자에 의해 돌아간다는 걸 알면서도 우린 겁도 없이 무언가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세상의 주인은 사실 다수가 아니라 소수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낸 3시간 48분짜리 영상을 강소원 프로그래머가 보고 나에게 선정작 후보에 올랐다는 전화를 해온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나는 아주 잠깐이지만 단박에 거장 감독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 러프한 영상이 영화제 일정 안에 마무리 되어 상영될 수 있을지 물었고, 2시간으로 길이를 줄일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거짓말을 했다.
'지금 벌써 줄이는 편집작업을 하고 있고요(아직 편집 작업이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당연히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하나뿐인 직원은 몸이 아파 퇴사했다. 혼자서 어쩌려고)'
내 거짓말을 알았는지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조심스럽게 임미애 김현권 부부 이야기로 집중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여러 후보가 나오면서 흐름이 느려지고 관객이 누구에게 몰입해야할지 감정선이 약해진다는 옳은 분석이다. 나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였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늘 생각하는 바여서 이렇게 말했다.
'한 두 사람의 영웅서사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이건 경북 전체의 이야기여야 해서요.'
생각해보니 결국 나는 강소원 프로그래머의 이야기 대로 극장본을 만들었다. 부산 상영본 보다 더 많은 부부 인터뷰를 추가했고, 그들의 자식과 손자까지 넣었고 몇몇 후보들의 분량과 몇몇 에피소드를 줄였다.
이 결정이 옳았는지는 모르겠다. 간절한 오중기 후보나 해탈한 듯한 김철호 후보를 편집에 넣지 않았고 이영수 후보의 그 친근하고 멋진 연설도 넣지 않았다. 김상우 후보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나, 김상헌 후보가 소개한 고 허대만님 이야기도 삭제됐다. 박규환 후보의 풋풋한 매력도, 그 아내의 생생한 선거 경험도 삭제됐다. 국민의 힘 시의원이 불법선거운동 하는 것을 적발한 김영표씨의 극적이고 단호한 현장도 편집에 빠졌다.
나에게 그들은 모두 영웅이다. 그 영웅들을 소개하기 위해서 도구로 사용할 영웅을 정해야 했다. 손가락 전체가 가위손이면 정작 가위질을 못한다. 나는 초능력자가 아닌 것을 인정했다.
임미애 김현권의 비중을 높인 것은 내가 그 둘을 존경하는 것과 별개로 내 능력이 초능력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보니 러프컷을 내도 되는 건 거장감독들에게만 해당되는 내규가 아니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해당된다. 이 글을 봉준호 감독이 읽고 있진 않겠지?
Chapter 05
출세에 대한 생각
<프리뷰 노트>는 모든 촬영본에 담긴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글로 옮긴 노트다. 1990년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프리뷰 노트>는 전문 프리뷰어가 등장하기 전까지 막내작가들의 노동력을 빨아들이는 괴물이었으나 방대한 촬영본을 단시간에 편집해 내기 위해서 매우 요긴한 문서였다.
나에게는 53회차에 걸쳐 촬영된 96개의 프리뷰 파일이 있고 그 모두를 합하면 3,048장이다. 그중 30장 정도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중에서 극장상영본 편집에서 빠졌으나 소개하고 싶은 대목이 있어서 프리뷰노트와 함께 소개한다.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출마한 김경주 후보와 나눈 이 대화는 필히 정치 선배들이 들어야 한다.
출세에 대한 명언이 있어서다.
Chapter 06
패배의 페스츄리
패배도 승리만큼이나 겹겹이 다른 과정을 가진다. 페스츄리 처럼 겹겹의 과정이 있다. 그 모든 겹을 통과해야 실패의 식감이 생기고 패배의 맛을 느낄 수있다.
이들이 얼마나 성심성의껏, 진지하게 진심으로 지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이런 대사를 넣었다.
'앞자리가 2냐, 1이냐, 3이냐가 우리한테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들의 심장에 닿는 '지는 선거의 아림'을 느끼라. 민주주의 근력은 아마도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지는 선거 속에 있는지 모른다.
임미애는 내일이면 또 진 선거 결과 앞에 설 이들에게 2022년 마지막 유세에서 이렇게 외친다.
Chapter 07
김현권
김현권
농부 · 전 국회의원 · 구미 출마
웃는 얼굴이 놀랍게 이쁘다.
생각하는 표정은 극적으로 고집스럽다.
작심한 말을 내뱉을 땐 입술에 힘이 들어가 꼿꼿해진다.
절룩거린다.
예순이 넘은 남자답지 않게 배가 없고 등이 곧다.
바둑을 잘 둔다. 풀을 잘 뽑는다. 풀뽑기 대회가 없는게 애석하다.
나처럼 상대의 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하는 버릇이 없다.
꽃꼿이를 잘하고 꽃에 맞는 병을 찾아 기어코 어울리게 만든다.
임미애 의원의 몇가지 말로 미루어 짐작컨대 집안 일을 못한다.
인내심이 과하다. 소명의식이 과하다. 사색이 과하다.
그 사색의 결과로 나온 주옥같은 말을 한다.
나는 그런 말을 매일 듣는 임미애 의원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는 왜 고향 의성으로 내려와 소질도 없는 농사를 시작했을까.
아직 묻지 못했다.
김현권 연대기
金玄權 · 1963년생
1963
탄생
경북 의성 출생
고향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훗날 서울에서 귀농해 다시 이 땅으로 돌아온다.
1980년대 초
저항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입학 · 학생운동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 입학. 수학과 물리는 공부 없이도 만점을 받던 숫자의 천재.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85
고난
반제동맹당 사건 · 이근안 등에 고문
23살. 반제동맹당 사건으로 체포되어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에 고문을 당하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다. 그건 안 잊혀진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다 아픈 데가 있지 않겠냐고도 했다.
1992
귀농
의성 귀농 · 임미애와 결혼
고향 경북 의성군으로 내려와 농사를 시작했다. 민가협에서 만난 임미애와 결혼. 소질도 없는 농사였지만 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1992 — 2005
농민의 삶
마늘·사과 농사 · 학원 운영
의성에서 마늘·사과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아이들 분유값을 위해 잠시 학원도 운영했다. 의성농민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농민 권익을 위해 활동.
2005
한우
한우 농가 전업 · 의성마늘명품화사업단장
농약을 안 쳐도 되는 한우로 전업. 의성마늘명품화사업단장·의성지역혁신협의회 의장으로 지역 농업을 이끌었다. 꽃꽂이를 잘하고 풀 뽑기에 어마어마한 시간을 쏟는다.
2002 — 2015
지역 활동
노무현 캠프 · 국가균형발전위 · 지역위원장
2002년 제16대 대선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국민참여운동본부 대구경북 부본부장.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2003~2007). 경북북부지역혁신협의회 산업발전분과위원회 위원장(2005~2009).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2007~2010). 열린우리당·민주당 군위·의성·청송 지역위원장으로 험지에서 뚝심 있게 버텼다.
2009
한우 대표
의성한우협회 회장 · 전국한우협회 의성지부장
한우 농가로 전업한 이후 의성한우협회 회장 및 전국한우협회 의성지부장을 맡아 지역 한우 농가를 대표했다.
2004 · 2012
낙선 1·2회
총선 낙선 — 군위·의성·청송 (17대·19대)
2004년 제17대 총선,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군위·의성·청송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새누리당에 패배. 그래도 떠나지 않았다.
2016
제20대 국회의원 당선 (비례대표, 농어민 몫)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 '농민 대표' 국회의원으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활동. 손목의 노란 세월호 팔찌. 꾸밈없는 말투.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
2019 — 2022
기후
대한민국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대한민국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농업과 기후위기를 연결한 정책에 힘을 쏟았다.
2021.07
기관장
제1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원장
초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원장으로 취임. 환경과 에너지 분야 정책을 이끌었다.
2020 · 2024
낙선 3·4회
총선 낙선 — 구미시 을 (21대·22대)
2020년 제21대 총선,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구미시 을에 출마했으나 연이어 낙선. 총선 통산 4번 낙선. 2024년 아내 임미애가 비례로 국회에 입성하는 날, 그는 의성 우사로 돌아가 홀로 소를 돌봤다.
2025 — 현재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 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직속 기후위기 비상 자문위원회 위원을 거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 오늘도 의성에서 풀을 뽑고 소를 키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나다.
Chapter 08
임미애
임미애
국회의원 · 1987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웃는 얼굴이 놀랍게 사랑스럽다.
자기가 어른인 줄 아는 소녀처럼 귀엽게 뒷짐을 지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주변을 보며 걷는다.
다리가 길다.
가끔 아무 생각없이 상대의 말과 행동을 본다. (상대는 긴장한다)
손이 거칠다. (화면에 나온 자신의 손을 보고 깜짝 놀란다)
소를 잘 키운다. (소를 이해한다)
사람을 잘 키운다. (사람도 이해한다)
자존심이 세다. 자존감도 세서 자존심이 센 사람들이 하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고광나무 꽃을 닮았다.
심장이 쿵!쾅!대는 것 같은 연설을 한다. (유세를 들으라)
주의 뜻대로 하라면서 자기 뜻대로 하지 않는다. (수준 높은 모태신앙자다)
자기가 주인공이 되는 때에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의 이유를 듣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을 기다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세진다.
농촌활동을 하려고 지역을 알아보러 다니다가 의성에서 농촌활동을 하는 김현권과 결혼했다. 그는 왜 정치가 아닌 농촌을 선택했을까. 이 질문을 얼마전에야 했다. 답을 들었다.
그 스토리는 나중에 책에 쓸 예정이다.
임미애 연대기
林美愛 · 1966년생
1966
탄생
경상북도 영주 출생
서울에서 성장. 한양여자고등학교(현 한대부고) 졸업.
1987
역사의 현장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 6월 항쟁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재학 중 총학생회장으로 선출. 임종석·우상호 등과 함께 1987년 서울의 봄을 이끌었다. 학생운동의 최전선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다.
1987 — 1992
사회활동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간사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에서 민가협 간사로 활동. 이 시절 남편 김현권을 만났다.
1992
새로운 선택
경북 의성 귀농 · 결혼
서울 생활을 접고 서울대 천문학과 출신 김현권과 결혼. 남편의 고향 경북 의성군으로 낙향해 농사를 시작했다. 운동권 최고 엘리트 코스 대신 선택한 땅.
2005
자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했다.
2006
첫 당선
의성군의회 의원 초선 (열린우리당)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 보수 텃밭 경북에서 민주당 계열 기초의원의 탄생.
2010
재선
의성군의회 의원 재선 (민주당)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8명의 경쟁자 중 득표율 1위로 재선 성공. 역대 경북 민주당 소속 재선 기초의원 유일한 사례.
2015.06 — 2015.10
당직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 공동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 겸 공동대변인으로 활동(2015.06~10). 중앙당 혁신 과정에 참여했다.
2018
도의회 진출
경북도의회 의원 당선 (더불어민주당)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북도의회 의성군 제1선거구 당선. 경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위원 역임. 농촌과 청년 농업인 문제에 집중.
2022.05 — 2022.06
도전
경상북도지사 후보 출마 (더불어민주당)
1995년 이후 27년 만에 나온 첫 여성 도지사 후보. 현역 프리미엄의 이철우 후보를 상대로 홀로 경북을 누볐다. 아무도 오지 않은 빈 식당 끝에 혼자 앉아 "나는 여길 떠나지 않을 거야"라고 했다. 이 영화의 시작.
2022.08 — 2024.03
더불어민주당 경상북도당 위원장
낙선 후에도 경북을 떠나지 않고 도당 위원장을 맡아 경북 민주당을 이끌었다.
2024. 04
제22대 국회의원 당선 (비례대표 13번)
더불어민주연합 TK 몫 비례대표로 대구·경북에서 정통 야권 당선자 유일. "농사 짓는 국회의원 임미애"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예결특위 활동. 남편 김현권은 구미 을에서 아쉽게 낙선.
2024. 12. 03
역사적 밤
비상계엄 해제 표결 — 국회로 달려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로 집결. 계엄군의 헬기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표결을 관철시켰다. 1987년 이대 총학생회장이 37년 후 국회에서 다시 역사의 한복판에 섰다.
2025.09 —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상북도당 위원장 재임
경북도당 위원장으로서 정치개혁특위·언론개혁특위 활동. 경북의 땅을 떠나지 않겠다던 그 말 그대로, 지금도 의성의 우사에서 소를 키우고 풀을 뽑는다.
2026.05 — 현재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로 선임되어 활동 중.
Chapter 09
숫자 천재의 질문 금지령
2024년 총선에 출마한 김현권은 시종일관 자신의 상황을 좋게 봤다. 거리의 사람들은 의미있는 말을 하며 그를 고무시켰다.
'우리가 밀어줄게!'
국민의힘 후보가 강명구로 정해지고 치러진 첫 여론조사가 그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강명구 후보에 비해 반토막에 불과한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김현권은 1982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했다. 수학과 물리는 공부를 안하고 시험을 쳐도 만점을 받는 숫자의 천재였다. 예산과 결산과 계산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숫자를 해석 중인데 나는 거기다 대고 이렇게 물었다.
'휴대폰 여론조사라면 어느 정도 정확도가 높은거죠?'
내가 염장을 지르자 그도 나에게 염장 비슷한 것을 내렸다.
'저에게 질문하지 마세요. 자꾸 질문을 하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모든 좋은 일 안에 나쁜 일이 있고 나쁜 일 안에는 좋은 일이 있다. 질문을 금지 당한 나는 할게 없어져서 경북의 다른 지역 후보들을 기웃대기 시작했다. 보석같은 사람들이 도처에 있었다.
Chapter 10
'제가 잘하는 건 맞아요?'박규환
봉화 산속 해발 5백미터 산속에 살던 남자가 국회의원 후보가 되어 거리로 나섰다. 거리 인사를 하는 사거리는 하필 공사 팬스가 처져 있어서 아주 산만하다.
서울에서 역사과목 일타강사를 하던 운동권 청년. 채수근 상병의 죽음에 관여된 것으로 여겨지는 국민의힘 임종득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막기 위해서다. 공천장을 받고 막상 덜컹 겁이났다고 하지만 그의 연설은 귀에 쏙쏙 박히는 묘한 끌림이 있다.
TV 토론에서는 그는 특유의 언변에 팩트를 조미해 임종득을 곱게 채썰었다. 내가 좀 과하게 그 연설을 칭찬하자 그가 묻는다.
'제가 잘하고 있는거 맞아요?'
Chapter 11
'까딱하면 될 것 같아요'이영수
이영수 후보는 쉬운 말로 사람을 설득시킨다. 22년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경상북도 도의원 후보로 영천시 제2선거구에 출마해 36.7%의 득표율로 파란을 일으켰다. 24년에도 거리 시민들 반응이 눈에 띄게 좋다.
국민의힘 공천에 불만을 가진 무소속 후보가 등장해 3파전이 되자 단박에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경북에서 경합이라니!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이만희 후보는 한번도 하지 않았던 절을 하기 시작했다. 캠프는 더 들떴다.
'이러다 까딱하면 될거 같아요.'
정말 될 수도 있다. 나도 들떴다.
그런데 본능적으로 기대에 못미치면 그 낙차를 이 사람들은 어떻게 견딜까. 하는 생각에 이르자 마음이 급해졌다. 출구조사 발표하는 날 카메라 감독을 한 명 더 섭외해야 한다. 이 캠프를 촬영해야 한다. 잘 찍을 사람이 필요하다. 누가 있을까.
Chapter 12
'나는 꽃이 되지 못하겠지만'정석원
지는 선거에 왜 나오냐고 물었더니 이런 뻔한 답이 나온다.
이 뻔한 말에 왜 나는 눈물이 났을까.
가족과 연인이 삼삼오오 휴일을 즐기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공원에 거름이 되겠다니!
높은 단상에 올라 자기가 이 나라에 거름이 되겠다고 한 사람들의 말은 아무리 들어도 감동적이지 않던데...
촬영을 마치고 김현권 후보를 만나 이 감동적인 인터뷰를 자랑했다. 그랬더니 그가 말한다.
'누가 거름이 되고 싶겠어요. 꽃이 되고 싶지.'
나는 부끄러웠다.
Chapter 13
'박힌돌 빼내는게 제 특깁니다'황태성
금융전문가인 황태성은 김천의 미래가 불보듯 빤히 보인다.
배영애는 아들 황태성을 드디어 똥통에 빠트렸다. 민주당 후보로 자신의 아들을 출마시킨 것이다.
'나올 사람이 없어서 내 아들이라도 내놓잖아'
대를 이어 험지 출마를 하는 모자.
신익희 선생의 죽음을 애통해 하던 배영애의 아버지는 큰 부자이면서 지역에서 존경받는 유지였지만 진보적 청지발언으로 왕따를 당하곤 했다.
그걸 보고 자란 배영애는 경북 민주당의 큰 언니가 됐다.
Chapter 14
'아이 못하겠다'김철호
거리 젊은이들은 앞다퉈 이 노쇠한 후보와 사진을 찍으려 했다. 몇몇은 김철호 후보의 공약을 기억하고 지지하는 이유를 말하기도 했지만 그 풍경을 보면서 난 어색했다.
내가 본 바, 경북에서 진짜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은 들떠 있기 보다 숨어 있었고, 호응하기 보다 주저하고 있었고, 카메라를 발견하면 머리를 숙여 얼굴을 가리거나 뒷걸음 쳤는데...
이들의 환호는 뜨거운 지지일까 아니면 민주당 후보를 신기해 하는 호기심일까.
경북 곳곳에서 뛰는 다른 지역 민주당 후보에게 한말씀 해달라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Chapter 15
'이런 것 때문에 결혼도 늦어지고'김상헌
벌써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자식이 있어야할 나이. 김상헌 후보는 애인과 함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포항에서 민주당 후보로 평생을 선거에 나섰다가 위암으로 생을 마감한 고 허대석위원장의 유지를 잇기 위해 그의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나왔다.
그에게서 가장 현실적인 말이 나온다.
강한 신념, 뜨거운 정의감, 절박한 투쟁들. 간절할수록 접착력이 세다. 어떻게 훌훌 털까.
어쩌다 세상을 알게 되었고, 매트릭스의 주인공처럼 경북에서 파란 약을 먹게 되었는데 다시는 매트릭스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 훌훌 털어내는게 쉬울까.
결국 당선되지 않는 후보 자리도 영원히 내것일 수 없다. 언젠가는 실패하는 이 자리에서 싸워내는 자격조차도 다음 사람에게 보내야 한다.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나는 독립투사다. 친일파를 처단하는 저격병이다. 목숨을 걸고 조준해 때론 실패하고 때론 성공한다. 내 성패와 무관하게 이 나라는 독립될 기미가 없다. 나는 매번 목숨을 건다. 독립을 갈망하는 주변 사람들은 나의 출정을 뜨겁게 칭송한다. 나는 그 시선에 고무된다. 그런데 어느날 나보다 총을 잘 쏘는 독립투사가 나타났다. 나를 칭송하던 사람들이 나에게 생사고락을 함께한 그 총을 이제 그에게 넘기라 한다. 모두가 새로운 독립저격수의 등판을 환영한다. 나는 그림자가 된다. 훌훌 털고 어디로 가야하나.
신념을 갖고 무언가를 하는 건 어쩌면 쉽다.
신념을 갖고 하던 걸 기꺼이 모두의 신념을 위해 그만 하는 것보다.
Chapter 16
'정말 이분들에게 잘해야겠다'김상우
안동은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이다.
하지만 고향의 대다수 유권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
김상우 후보는 안동대학교수로 경제를 가르쳤다. 지역경제정책이 그의 관심사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매일 매일 커지는 사랑을 그녀에게 주는데도 받질 않으니!'
이들을 보면 악동뮤지션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Chapter 17
'5%에서 시작했어요'오중기
죽도 시장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말은 그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
대학을 졸업하고 11년간 한국일보와 동아일보에서 일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보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죽도시장의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상인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그는 거름이 되었고 흙은 조금씩 바뀌었다.
시장 밖으로 나와 저녁 식당을 돌며 인사를 다닌다. 술에 취한 남성이 오중기 후보를 보자 격앙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뽑아주는데도 안되면 어이합니까.'
2026년 지방선거에서 그는 경북도지사후보로 다시 출마했고, 다시 낙선했다.
오뚜기 오중기! 흙으로든 꽃으로든 그는 다시 일어설 거다.
Chapter 18
이재명 대통령 사과해야해
2026년 4월 15일 국회의사당 소회의실에서 열린 개봉시사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그런데 김현권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오가인씨에게 시름이 생겼다. 영화에서 그녀가 한 말 때문이다.
'이재명 사과 해야해. 험지에서 고생하는데 안오고!'
이재명 지지자들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왜 이재명이 사과를 해야하냐고, '비명'이냐고 따졌다. 그녀와 함께 일하는 국회의원회관 동료들은 여의도에서 '반명'으로 낙인이 찍힐거라고 당장 영화에서 그 장면을 삭제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관객들이 웃고, 모두가 공감한 대목이 비수가 되었다. 고민 끝에 그녀와 나눈 다른 대화를 추가로 급히 편집했다.
험지에서 민주당 옷을 입고 선거 운동을 하다가 옆구리를 얻어 맞고도 웃으며 할머니를 설득한 오가인의 미소 앞에
머리 숙여 사과 한다.
Chapter 19
훌륭한 인격체
2022년에 들었던 임미애 후보의 기막힌 유세 연설도 없고, 뜨거운 호응도 없다.
이대로 가다간 13번인 임미애는 조용히 비례에서 떨어질 게 뻔하다. 조국혁신당의 기세는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
영천에서 임미애 후보가 국민의힘 사람들에게 폭행당한 현장 영상을 촬영하고도 그 영상이 판을 뒤집을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그 영상을 선거캠프와 공유한 건 선거 불과 3일전 밤이었다.
'며칠 전 이런 영상을 촬영했는데 도움이 될까요?'
모두가 놀랐다. 그런 폭력에 놀랐고, 그걸 이제 안 것에 놀랐다. 선거 하루 전 수많은 진보 유튜브 채널에서 폭발적인 조회수가 기록되기 시작했다. 그 영상을 본 민주 진영의 유권자들이 임미애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결집했다.
'학생운동하던 사람들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서 이제 조국이야기 하지 말라고 경북에 임미애가 있다고 그러는거예요. 그러면서 응원을 해주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삶이나 그들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이렇게 뜨거운 응원을 해주는게 과분하다.'
잠시 인생의 주인공이 될 때 입장을 바꿔 관찰하는 힘을 가졌다.
훌륭한 인격체!
Chapter 20
오늘 부로 질문 금지령을 풀게요
사전투표 결과 젊은 층이 거주하는 신도시 투표율이 한 배 이상 올랐다. 김현권은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40%가 넘는 지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에서 큰 이슈만 안터지면 1, 2% 차이로 승리할 수도 있겠다.
그는 지금 기분이 좋다. 이길 것 같다.
마음이 어느 때 보다 편하다.
김현권은 나에게 내린 질문 금지령을 전격적으로 풀었다. 질문 해도 된다고 말하면서 그가 오히려 아주 환하게 웃는다.
고장난 삼각대에 아이폰을 끼우고 촬영 모드를 눌렀다. 인터뷰가 시작됐다.
'몇살 때 고문을 당하셨어요?'

'23살.'

'기억하세요?'

'그건 안잊혀져요.'

'아직도 아프세요?'

'나이가 들면 다 아픈 데가 있지 않겠어요. 이게 그것과 무엇이 다르겠어요.'
많이 다르다. 늙어서 아픈 것과 고문을 당해 골반이 으스러져 아픈 건 아주 많이 다른거다.
문득 선거운동 초반 마을회관 어른들 앞에서 그가 한 말이 떠오른다.
내일 어떨거 같냐고 묻자 그가 수줍게 말한다.
'임미애랑 손 붙잡고 들어가고 싶어, 국회에.'
Chapter 21
낙선인사
경북뿐만 아니라 접전으로 예상한 모든 영남지역에서 민주당은 한 석도 건지지 못했지만 축제 분위기다.
거대 여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김현권이 낙선인사를 한다. 허리를 굽힌 그가 한참을 그대로 있다. 그의 눈물이 떨어지는 순간이 내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으면... 그걸 담으면 뭔지 모를 그 뭔가를 참을수 없을 것 같았다. 그가 허리를 펴지 않는다.
저 차들을 보고 싶지 않겠구나.
국민의힘 강명구 당선인이 나타났다. 김현권 후보에게 인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김현권 후보가 맞은 편에서 인사를 하라고 한다. 강명구 당선인이 건널목을 건너간다.
'20년간 지는 선거를 했어요. 이제 그만 해야지.'
늘 경북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렸던 후보가 무대를 떠난다. 다음 독립투사가 올 자리에 총을 놓고 간다. 그가 거름이 되어 바꾼 흙에 언젠가 꽃이 필거다.
Chapter 22
진짜 주인공은 '그밖에' 있다
행사에 가면 늘 이런 말을 듣는다. '그밖에 참석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장례식이나 결혼식이 아니면 대부분 우린 그밖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 중 하나다.
이 디지털 아카이브에도 그 밖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밖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이 없었다면 어떤 행사도 치러질수가 없다. 주인공이 없어도 안되지만 주인공만 있어도 안된다.
행사에 가면 늘 이런 말을 듣는다.
'그밖에 참석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장례식이나 결혼식이 아니면 대부분 우린
그밖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 중 하나다.
이 디지털 아카이브에도 그 밖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밖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이 없었다면 어떤 행사도 치러질수가 없다.
주인공이 없어도 안되지만 주인공만 있어도 안된다.
이 영화를 개봉하기까지 난관이 꽤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있었다.
내 등을 밀어준 사람들. 영화에 있는 그 밖에 사람들, 거리에서, 캠프에서 홀로 우뚝 서 있던 그들!
가령 이런 사람들이다.
그들의 인터뷰를 전부 공유하고 싶지만 역시 여러 난관상 영화에 나왔거나 나오지 못한,
몇 사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Chapter 23
이 영화 어디서 볼 수 있어요?
2026년 4월 15일 영화가 개봉됐다. 김현권은 지방선거 때문에 다들 바빠서 영화를 못 볼거라고 걱정했다. 나는 그래도 볼수 있겠지 했다. 김현권 말이 맞았다.
지방선거기간이라 선거개입이라 여겨질 것 같았는지 독립영화관에서도 이 영화를 걸어주지 않았다. 김현권 말이 다시 한 번 맞았다.
내가 망할까 걱정인 김현권은 매일 아침 관객수를 내게 보내왔다.
어쩌라고.. 흑.. 방송 시청률을 받아드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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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의 매체 인터뷰, 일곱 번의 유튜브 출연, 아홉 번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어깨가 으쓱했는데 곧바로 깨달았다. 나만 바쁘구나. 영화가 극장에서 안걸리고 있었다.
그래도 4800여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대단한 성과라고 놀랐다. 기분이 잠깐 좋았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을 보고는 좀 오래 기분이 좋았다.
관객과의 대화나 유튜브 촬영을 진행하면서 빨간 나라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정리됐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 정리됐더라면 더 좋은 영화가 만들어졌을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더 좋은 영화보다는 더 지루한 영화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매체에 소개된 기사와 유튜브 채널 링크,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누었던 소중한 이야기들을 여기에 공유한다.
임미애 김현권님의 생각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Chapter 24
에필로그
이 디지털 아카이브의 마지막 인사는 의성에 있는 작은 영화관에서 상영회를 하고 김현권이 관객 앞에서 한 말로 대신하려 한다.
이 자리는 관객과의 대화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여기가 다 등장인물이잖아요. 앉아서 굉장히 생존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러니까 의성에서 이런 자리에 앞에 앉아서 의성의 주민들을 만난다라는 게 저로서는 상상해보지 못한 일이었어요.
지금도 제가 의성에서 보내는 시간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은 풀 뽑는 시간이에요. 진짜로 그래요. 제가 의성에서 보내는 시간 중에 어쩌면 어마어마한 시간을 풀을 뽑아요.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이 지역에서 살아오고 있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얘기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는 게 굉장히 난처합니다.
처음에 영화 감독이 찾아와서 촬영을 하겠다고 할 때는 하겠다고 하니까 그래라 그러십시오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분이 집요하게 자꾸 묻는 거예요. 그래서 어느 순간 답변을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보면서 어쩌면 내가 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도 묻지 않았으니까. 당신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당신 왜 출마했어? 당신 뭐 하려고 해 하는 것을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감독이라는 사람이 와서 계속 묻는 거예요.
내가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인간의 최대의 목표는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고 자신과 세상과의 대화, 자신과 세상과의 접촉, 변화. 그것은 결국 자신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나라는 인간을 좀 더 돌아보고 갖추고 완성해 나가고 그리고 무엇인가 꿈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도 그러기에도 굉장히 시간은 바쁘고 부족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내가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나인 것 같다라는 말씀을 영화 끝자락에 드린 게 아닌가 싶어요. 근데 이렇게 많이 와 있으니까 진짜 이상하네요.
To Our Backers · 특별 감사
여러분 감사합니다.
텀블벅
111,275,000
달성률 556% · 프로젝트 성공
2,582
후원자님이 함께해주셨습니다
텀블벅을 통해 함께해주신 2,582명의 후원자님 덕분에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고, 달성률 556%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큰 힘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빨간나라를 보았니>와 함께 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홍주현 감독 · 사려니픽쳐스 제작팀 일동
Staff Credits
| 만든 사람들 |
사려니픽쳐스
홍영아
홍주현
신동신 · 이문호 · 홍주현 · 김지훈 · 최세응
윤은영 · 홍주현
한지은 · 임수호 · 박민주
이다예 · 박슬기
박수진 · 홍주현 · 고동선
한지은
동민호
김진양 · 동민호
온성윤
송수덕
석근혜
유수빈 · 박은선
송수덕
박민주 · 조동철
안정현
트리플픽쳐스
박나연 · 누벨콘텐츠미디어
Cast
| 출연 |
김현권  임미애  김영대  남은숙
최영희  송용한  전설아  이철우
권대성  김영표
뉴스를 열심히 보는 브로치 할머니
강달수  윤경운  이강희  정다은
전주형  김형호  허대호  김위한
우원식  김상선
경상도에 사는 전라도 상인
좋았어 임미애를 외친 소머리국밥집 사장님
정용채  이구호  김복자  오원춘
전준성  구민회
이경희와 병아리 합창단
김동휘  김지용  김지언  김태형
강명구  이상호  윤성희  이상태
송종대  오가인
자꾸 퍼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구미 시민
유승헌  최진욱  최태락  장세용
김현권 후보를 존경하는 지지자
김종열  한태천  강부송  신명종
박규환  윤재현  안기현  김태욱
유인상  김우열  권화빈  최선희
유인상  김어준  이수경  윤옥식
황태성  배영애  최무송  김상우
강정혜  이용진  이태호  박호석
강현숙  정희자  박민희  방현경
정원태  오혜숙
김현권 후보가 일을 잘하는 걸 아는 구미 시민
간절한 민주당 선거운동원
먹고 살자고 항의하는 풍기역 상인
보라색 잠바를 입은 풍기역 할머니
신념에 찬 풍기역 할아버지
분홍색을 좋아하는 어린이
김상헌  정석원  김석화  안주찬
김근한  소진혁  이상호  임덕자
정상진  최순례  이정훈  이탄희
정석희  최 천  김다홀  이지연
추은희  최상은  김형락  이만희
황종만  오혜숙  주용관  황병호
김태복  권민준  서정식  김은경
김근우  유병재  정솔비  한영태
김종국  우상호  유은혜
그리고
이 영화를 시작하게 해준
구미시 선산읍 생곡리에 사는 서울댁 김은용
사려니픽쳐스
감사합니다.
디지털 아카이브 제작 총괄  조동철
디지털 아카이브 영상 · 이미지 편집  박민주
그리고  홍주현
빨간나라를 보았니
Tumblbug Backers Edition · 202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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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나라를 보았니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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